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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4. 천사들의 엄격함(The Rigor of Angels)인문학 2025. 7. 2. 10:31728x90반응형
1. 개요
디지털 혁명과 포스트-트루스 시대(Post-Truth era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백악관 선임고문인 “켈리앤 콘웨이”의 답변에서 유래한 신조어** 나무위키 퍼옴)에 인문학의 가치는 끊임없이 의심받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적 배경 속에서 “윌리엄 에긴턴”(William Egginton 1969~)은 문학, 철학, 양자물리학을 넘나들며 인간 인식의 본질을 탐구하는 독보적인 사상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존스홉킨스 대학교의 인문학 교수이자 현대 언어문학과 학과장인 그는 인문학이 단순한 학문 분야가 아닌 현대 사회의 복잡성을 해석하는 핵심 도구임을 증명해 왔습니다.
1-1. 지젝에서 세르반테스까지
1969년 뉴욕 시러큐스에서 태어난 그는 1992년 미네소타 대학교 석사 과정 중 “슬라보예 지젝”(Slavoj zizek 1949~)을 만나 그의 사상에 깊은 영향을 받았으며 이후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비교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의 연구 영역은 스페인, 라틴아메리카 문학, 바로크 미학, 현대 매체 이론까지 폭넓게 확장되었는데 특히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 Saavedra 1547~1616) 연구에서 돌파구를 열었으며 2016년 출간된 ‘픽션을 발명한 남자’에서는 “돈 키호테”가 단순한 모험 소설이 아닌 현대적 픽션의 탄생을 알린 혁명적 텍스트임을 설파했습니다.
1-2. 핵심 사상
1-2-1. 연극성(Theatricality) 이론
“에긴턴”의 초기 저작 ‘세계가 무대가 된 방법’(2003)에서 정립한 이 개념은 근대 유럽 특히 스페인에서 극장이 단순한 오락 공간을 넘어 사상 전파의 매개체 역할을 했다고 분석하는데 왕권과 종교 권력이 무대 연출을 통해 권위를 구축한 방식은 현대의 미디어 정치에도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바로크 시대의 종교의식이나 궁정 행사는 오늘날 소셜미디어의 퍼포먼스적 진실과 유사하게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1-2-2. 인식론적 한계와 자유의지
2023년 작 ‘천사의 엄밀함’(The Rigor of Angels)은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 1899~1986),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 1901~1976), “칸트”(Immanuel Kant 1724~1804)를 연결하며 현실 인식의 근본적 한계를 탐구합니다. 이 책에서 그는 “보르헤스”의 소설이 보여주는 “사랑은 필연적으로 상실을 내포한다”는 운명의 역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칸트”의 "인간 이성의 한계가 오히려 우리의 성취를 가능케 한다"는 몰자체(thing-in-itself) 개념이 공통적으로 시사하는 바를 제시합니다. 이들은 현실(reality)과 경험(experience) 사이의 불가피한 괴리를 증명하며 오히려 그 간극 속에서 인간의 자유의지와 창의성이 탄생함을 보여줍니다.
1-2-3. 포스트트루스 시대의 인문학
"에긴턴"은 "데이비드 카스티요"(David Castillo 1961~)와 공동 저술한 '세르반테스라면 무엇을 할까?'(2022)에서 17세기 스페인 바로크 문학이 현대의 가짜 뉴스와 유사한 정보 과잉 사회를 어떻게 반영했는지 분석합니다. 그는 "세르반테스"의 작품이 현실 문해력(reality literacy)을 훈련하는 도구임을 강조하며 인문학 교육이 진실과 허구를 구분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합니다.
1-3. 교육자로서의 사명
그는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우주적 상상력’, ‘공포 문학’, ‘픽션의 발명’ 등 독특한 강의를 개설했는데 특히 ‘시인, 물리학자, 철학자와 현실의 궁극적 본질’ 과목은 과학과 인문학의 통합적 사고를 실천합니다. 그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컴퓨터 코드는 외국어인가?’(2019) 같은 글에서도 기술 중심 교육이 인문 정신을 어떻게 위협하는지 경고하며 "인문학을 공부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중요하다. 우리 사회의 상태를 예리하게 인식하고 분열된 공동체를 재결합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합니다.
1-4. 포스트휴먼 시대의 인문학자
“에긴턴”은 인문학의 사회적 유용성을 단순히 실용성으로 환원하지 않습니다. 그의 작업은 인간 조건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바탕으로 하는데 “문학은 타인의 내면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공감 능력을 확장하며 철학은 우리 인식의 한계를 인정하는 데서 오는 겸손을 가르치고 예술은 양자역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삶의 신비를 포용하는 힘을 제공한다.”라고 말합니다. 그의 연구는 디지털 인문학, 과학과 문학의 교차점, 미디어 철학 등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크 라캉”(Jacques Lacan 1902~1981)의 ‘정신분석학을 응용한 권력 구조 분석’(The Psychosis of Power 2021)을 발표하며 정치 철학으로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2. 내용
커피잔을 들고 창밖을 바라보는 아침, 빗방울이 유리에 부딪히는 모습이 선명합니다. 그런데 이 장면이 정말 내가 보는 그대로일까?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이 질문에 혁명적인 답을 제시했습니다. “윌리엄 에긴턴”은 ‘천사들의 엄밀함’(2023)에서 이 세 거장의 사상을 엮어 현실 인식의 근본적 한계이자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동시에 증명해 냅니다.
2-1. 불완전함을 향한 여정
“에긴턴”은 문학, 과학, 철학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비교학적 접근으로 유명한데 그의 핵심 명제는 단순합니다. "인간은 완전한 현실을 볼 수 없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선택한 세 인물의 삶 자체가 역설적 통찰의 현장이었습니다.
2-1-1. 보르헤스
실연의 고통 속에서 깨달은 "사랑은 필연적으로 상실을 품는다"는 사실과 소설 ‘갈림길의 정원’은 무수히 갈라지는 가능성의 우주를 보여주며 양자역학의 다세계 해석을 예견했습니다.
2-1-2. 하이젠베르크
“아인슈타인”과의 논쟁에서 정립한 불확정성 원리인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알 수 없다"라는 선언은 과학계에 지진을 일으켰습니다.
2-1-3. 칸트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정립한 '몰 자체’ 개념인 "우리는 사물의 겉모습만 인식할 뿐 본질은 영원히 접근 불가능하다"라는 선언은 철학의 판도를 바꿨습니다.
2-2. 관측자의 역설
“에긴턴”이 제시하는 가장 충격적인 통찰은 "관측이 현실을 결정한다"라는 것으로 “하이젠베르크”의 실험실에서 전자는 관측 전까지 확률의 구름상태입니다. 위치를 측정하는 순간 운동량은 흐려지고 운동량을 포착하면 위치는 유령처럼 사라지는데 이는 양자 차원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보르헤스”의 소설 ‘틀론, 우크바르, 오르비스 테르티우스’(1940)에서 “틀론” 행성 주민들은 “물체는 관측될 때만 존재한다."라고 믿습니다. 달을 묘사할 때 "위로 흐르는 것 뒤에서 달이 뜬다"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이 세계에서 무너진 원형극장은 때때로 새나 말이 기억해 내어 간신히 존재를 유지하는데 현대의 가짜 뉴스 문제가 증명하듯 우리의 현실도 틀론화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양자역학은 보르헤스의 이야기처럼 관찰되기 전까지 여러 가능성이 공존하다가 하나의 결과로 붕괴되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2-3. 결정론과 자유의 대립
“에긴턴”이 파헤치는 근본적 모순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모든 것이 인과법칙에 따른다면 인간의 선택은 무엇인가?" “칸트”는 이 딜레마를 “이성의 이율배반”으로 명명했는데 예를 들면 "우주는 유한해야 한다"(시작점 없인 인과 불가)와 "우주는 무한해야 한다"(시작점이 있다면 그 앞은?)는 모두 논리적이지만 공존이 불가능합니다. 이 모순 속에서 “칸트”가 찾은 해법은 "자유의지는 증명할 수 없지만 반드시 가정해야 한다."라는 것으로 마치 “보르헤스”의 ‘갈림길의 정원’(The Garden of Forking Paths)에서 주인공이 모든 가능성을 보지만 오직 하나의 길만 선택해야 하듯 인간은 제한된 인식 속에서도 책임 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4. 포스트-트루스 시대의 등대
“에긴턴”은 인공지능과 가짜 뉴스의 시대에 이 책이 현실 문해력(reality literacy) 훈련장이라고 강조하는데 그의 2022년 저서 ‘세르반테스라면 무엇을 할까?’에서 분석했듯 17세기 스페인 바로크 문학은 정보 과잉 사회에서 허구와 진실을 구분하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천사글의 엄격함‘이란 제목은 “보르헤스”의 문장 "마법에 걸린 인간은 그 엄밀함이 천사의 것이 아닌 체스 고수의 엄밀함임을 잊는다."에서 유래했는데 이는 우리가 "이론을 현실과 동일시하는 오류"에 빠질 때 경고하는 메타포입니다. 양자 컴퓨팅이나 메타버스가 발전할수록 우리는 더 많은 “틀론”을 창조하고 있으며 “에긴턴”이 말하듯 지도의 정밀도가 지독하게 높아져 지형을 가리면 지도 자체가 현실이 됩니다.
3. 결론
이 책은 2023년 “뉴요커”와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되며 학계를 넘어 대중과 소통했습니다. 현실이 무너지는듯한 시대에 우리를 지탱해 주는 것은 알 수 없음을 알고 있다는 겸손일지 모릅니다. “에긴턴”은 우리가 "거대한 자유와 절대적 결정론 사이의 심연"에 서 있음을 인정할 때 비로소 진정한 창의성과 공동체 의식이 피어난다고 말합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인지 능력을 넘어서려 하는 이 시대에 그의 사유는 인문학이 단순한 과거의 유산이 아닌 미래를 설계하는 나침반임을 상기시키며 “보르헤스”의 시, “세르반테스”의 소설, “칸트”의 철학을 현대 물리학과 연결해 내는 그의 통찰력은 분절된 지식의 파편들을 하나의 우주론으로 재구성하는 인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거대한 자유와 절대적 결정론 사이의 심연에 서 있지만,
바로 그 긴장이 예술과 과학을 탄생시킨다."(윌리엄 에긴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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