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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7. 7번의 대전환(Seven Crashes: The Economic Crises That Shaped Globalization)인문학 2025. 6. 23. 15:39728x90반응형
1. 개요
“해럴드 제임스”(Harold James 1956~)는 영국 출신으로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현재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역사학 및 국제관계학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경제사와 현대 독일사 분야에서 권위자로 인정받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의 공식 역사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의 연구는 단순한 학술적 호기심을 넘어 금융 위기, 글로벌 거버넌스, 자본주의 진화라는 현실적 난제를 풀기 위한 실용적 지향성을 지닙니다. 2004년 “헬무트 슈미트 경제사상”, 2005년 “루트비히 에르하르트 상” 등 저명한 상을 수상하며 학문적 업적을 공인받았습니다.
1-1. 주요 작품
그의 대표작인 ‘세계화의 종말’(The End of Globalization 2001)은 8개 언어로 번역되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는데 여기서 그는 1930년대 대공황이 초래한 보호무역주의가 어떻게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는지 분석하며 "경제적 고립이 정치적 파국을 부른다."라는 경고를 제시했습니다. ‘독일 대공황’(The German Slump 1986)에서는 바이마르 공화국의 경제 실패를 추적했으며 ‘가치의 창조와 파괴’(The Creation and Destruction of Value 2009)에서는 금융위기가 가치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붕괴시키는지 탐구했습니다. 최근작 ‘논쟁’(The War of Words 2021)에서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이라는 용어 자체가 어떻게 정치적 무기가 되는지 언어학적 분석을 시도했습니다.
1-2. 위기 해석의 틀
그는 역사적 경제 위기를 "수요 충격형"과 "공급 충격형"으로 분류합니다. 1840년대 유럽 대기근은 농작물 실패로 인한 공급 충격의 전형인 반면 1930년대 대공황은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인한 수요 충격이었습니다. 그의 저서 ‘7번의 대전환’(Seven Crashes 2023)에서는 170년간의 7대 경제위기를 이 프레임으로 분석합니다. 흥미롭게도 그는 "좋은 위기"와 "나쁜 위기"를 구분하는데 좋은 위기는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지만(예: 1840년대 기근 후 국제 곡물 시장 확대) 나쁜 위기는 보호무역과 민족주의를 부추깁니다(1930년대 대공황의 교훈).
1-3. 글로벌 거버넌스의 진화 그는 “브레턴우즈” 체제(Bretton Woods system ** 브레턴우즈 회의에 따라 구축된 국제 통화 체제**)의 탄생과 변형을 추적한 ‘브레턴우즈 체제 이후의 국제 통화 협력’(International Monetary Cooperation Since Bretton Woods 1996)에서 "위기관리 시스템은 항상 위기 이후에 진화한다."라고 주장합니다. 1944년 설립된 IMF는 원래 고정환율제 유지를 목표했으나 1970년대 오일쇼크와 변동환율제 도입으로 역할이 재정의 되었으며 1982년 라틴아메리카 부채위기, 1994년 멕시코 페소위기,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거치며 "최종 대부자"로서의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디지털 화폐가 글로벌 거버넌스에 미칠 영향을 탐구합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국제 결제 시스템을 재편할 수 있으나 동시에 "디지털 통화 블록"의 형상으로 새로운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데 기술이 글로벌 협력의 도구이자 분열의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1-4. 역사가 제시하는 경고
“제임스”는 경제학자의 책임에 대해 날카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2008년 위기 당시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경제는 다중 요인이 중첩된 복잡계"라며 단순한 원인론을 거부합니다. 특히 “하인리히 브뤼닝”(Heinrich Brüning 1885~1970 **바이마르 공화국 마지막 총리**)의 긴축정책이 흔히 오류로 비판받지만 당시 선택지는 사실 "재정긴축 vs 은행파산 vs 프랑스 군사개입"이라는 삼중고였다고 반박합니다. 역사학자의 시각은 "정책 결정은 항상 불완전한 정보 속에서의 선택"임을 상기하게 합니다. 기후변화 대응에서도 그는 가격 메커니즘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탄소 배출이 과다한 진정한 이유는 에너지 가격이 실제 환경비용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진정한 가격은 혁신을 촉발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정부 개입보다 시장 인센티브를 통한 해법을 선호하는 그의 신고전학파적 성향을 반영합니다.
1-5. 현재적 통찰
최근 인터뷰에서 “제임스”는 탈세계화 담론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선언하는데 미국의 보호무역 정서 확산에도 불구하고 실제 글로벌 교역량은 여전히 강력하며 서비스 무역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달러 패권의 약화는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미국 재정 적자의 지속적 확대가 달러 신뢰도를 훼손하고 있으며 이는 유로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는데 단 유럽이 방위 및 금융 통합을 심화할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전제를 답니다. 그는 폴란드를 글로벌화의 성공 사례로 꼽습니다. EU 가입 후 도시 지역의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으나 농촌의 소외감이 반글로벌리즘 정서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성공한 국가일수록 체제 유지를 위해 내부 격차 해소에 주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덧붙이는 동시에 기술 발전이 분산형 생산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폴란드 같은 국가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 전망합니다.
1-6. 역사가의 경고
“해럴드 제임스”의 작업은 본질적으로 경제 위기의 고고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가 파헤친 7번의 대붕괴는 각각 고유한 맥락을 지니지만 "과도한 낙관", "규제 부재", "상호연결성 리스크"라는 공통 DNA를 공유합니다. 그의 비전에서 자본주의는 의례에서부터 첨단 암호화폐에 이르기까지 진화하는 생명체로 위기는 그 진화의 고통스러운 동력입니다. 오늘날 기후위기, 팬데믹, 인공지능 혁명이 중첩된 다중위기 시대에 그의 연구는 단순한 학술적 유물이 아닌 생존 매뉴얼입니다. 위기가 예측 불가능하다면 남은 선택지는 과거가 머물러 있는 박물관에서 해법을 빌려오는 일뿐일 것입니다.
2. 내용
프린스턴 대학 경제사학자 해럴드 제임스(Harold James)는 2023년 출간된 이 책에서 170년간 7대 경제위기를 분석하며 독창적 통찰을 제시하는데 그의 핵심 명제는 모든 위기는 동등하지 않다는 것으로 "공급 충격은 혁신을 촉발해 글로벌화를 확장시키지만 수요 충격은 보호무역주의를 부추겨 세계를 분열시킨다."라고 강조합니다.
2-1. 좋은 위기와 나쁜 위기를 가르는 기준
“제임스”는 역사적 위기를 충격의 원천(source of shock)에 따라 분류합니다.
2-1-1. 좋은 위기(공급 충격): 물자 부족은 인간의 혁신 본능을 각성시킨다.
가. 1840년대 유럽 대기근 → 철도 기술 확산으로 곡물 유통망 재편
나. 1970년대 오일 쇼크 → 컨테이너선 보급으로 해운 비용 90% 감소
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 mRNA 백신 기술 상용화 촉진
2-1-2. 나쁜 위기(수요 충격): 수요 붕괴는 국경을 닫으라는 유혹을 낳는다.
가. 1929년 대공황 → 관세 장벽 강화 (스무트-홀리 관세법: Tariff Act of 1930 **보호무역 무역 조치로서 미국에서 허버트 후버 대통령이 1930년 6월 17일에 제정한 법률**)
나. 2008년 금융위기 → 긴축 정책 확산으로 신흥국 유동성 위기 심화
2-2. 기술 혁신의 패러독스
흥미롭게도 위기 시기 급증한 기술들은 대부분 신기술이 아닌데 “제임스”는 이 현상을 "위기 추진 이노베이션"이라고 명명하였으며 "인간은 고통에 직면해야 비로소 잠든 기술을 깨운다."라고 강조합니다.
2-2-1. 증기 기관
1770년대 발명 → 1840년대 기근 시 철도망으로 전환되며 대량 수송 혁명
2-2-2. 컨테이너선
1930년대 개념 → 1970년대 오일쇼크 시 화물 효율화 수단으로 부상
2-2-3. 디지털 화폐
1990년대 이론 → 2020년 팬데믹 후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도입 가속화
2-3. 위기가 이론을 만든다
각 위기마다 새로운 경제 사상가가 등장해 해법을 모색했다는 점이 책의 백미입니다.
2-3-1. 1840년대 기근
"카를 헬퍼리히"(Karl Helfferich 1872~1924): 가격 신호를 통한 자원 배분 최적화
2-3-2. 1930년대 대공황
"케인즈"(John Maynard Keynes 1883~1946): 수요 창출을 위한 정부 개입
2-3-3.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프리드먼"(Milton Friedman 1912~2006): 통화량 통제의 중요성
2-3-4. 2008년 금융위기
"래리 서머스"(Lawrence Summers 1954~): 세속적 침체(Secular Stagnation) 이론으로 수요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경고했고 코로나 위기 시 공급 망 리스크 분석은 글로벌 생산의 다각화 필요성 부각
2-4. 한국에 던지는 교훈
2-4-1. 수출 의존성 탈출
2008년 금융위기 시 한국의 수출 비중은 40%로 이는 외부 수요 충격에 극도로 취약한 구조로 내수 시장 다변화 및 서비스 무역 확대 필요
2-4-2. 기술 혁신 생태계 구축
1970년대의 일본이 반도체 기술로 오일쇼크를 극복한 사례처럼 한국도 에너지 저장, 재생 기술에 집중 투자할 시기
2-4-3. 디지털 블록 전략
디지털 원화를 아시아 신흥국 표준으로 만들어야 함
2-5. 미래 예측
“제임스”는 2030년대 세 가지 충돌 가능성을 경고합니다.
2-5-1. 식량-에너지 복합위기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준 곡물, 에너지 동시 차단 리스크
2-5-2. 디지털 통화 전쟁
CBDC 블록 형성으로 글로벌 결제 시스템 분열
2-5-3. 고령화
재정 충격 복지 지출 증가 → 정부 부채 위기 → 수요 위축 악순환
3. 결론
21세기 다중위기 시대에 “제임스”의 연구는 단순한 학술서가 아닌 생존 매뉴얼로 그의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역사는 위기를 예방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다만 위기가 초래할 파장을 이해하게 할 뿐이며 그 이해가 다음 생존을 결정한다."라는 준엄한 경고인 것입니다.
"경제 위기는 고립의 신호가 아니라
새로운 연결의 시작이다"(해롤드 제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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