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6.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R.I.P. 교황 프란치스코(Papa Francesco)인문학 2025. 4. 22. 10:44728x90반응형
1. 개요
2013년 3월 13일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은 새 교황의 등극을 목격했습니다. 희 연기가 피어오르고 “우리에게 교황이 있다!”(Habemus Papam!)라는 선포와 함께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을 찾은 이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역사상 최초의 남미 출신 교황이자 예수회 출신 교황인 “프란치스코”(Francesco)가 탄생한 순간이었습니다. 그의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Jorge Mario Bergoglio 2013~2025). 가난한 이들을 향한 연대, 환경 보호, 교회의 개혁을 강조하는 그의 메시지는 종종 기존의 권위적 이미지와 대비되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동시에 현대 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던 가난한 자들의 아버지라 불리던 그가 2025년 4월 21일 88세의 일기로 선종하였다고 교황청은 밝혔습니다. 이에 그를 존경하던 한 사람으로서 그를 추모하며 간단하게나마 그의 생애를 돌아보고자 합니다.
그는 1936년 12월 1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의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철도 노동자, 어머니는 주부로 평범한 노동자 계층의 가정에서 자라난 그는 청년기까지 특별한 종교적 열정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화학 기술자로 일하며 탱고를 즐기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평범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21세 되던 해 그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데 심각한 폐렴으로 사경을 헤매던 중 신체적 치유와 함께 영적인 소명을 느꼈다고 하며 이후 예수회에 입회해 신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1969년 사제 서품을 받으며 본격적인 종교의 길을 걸었습니다. “베르고글리오”는 신부 시절부터 현장의 사목을 실천했습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가에서 청년 사제로 활동하며 마약과 빈곤에 시달리는 이들의 고통을 가까이에서 목격했으며 이후 199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로 임명되자 그는 고위 성직자의 전통적 이미지를 거부했습니다. 대저택을 떠나 작은 아파트에서 살며 직접 요리하고 버스를 타고 다니는 모습은 당시 아르헨티나 사회에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의 철학은 단순했습니다. “교회는 병원처럼 문을 열어야 한다”는 말처럼 그는 사회적 약자, 이혼한 이들, 동성애자 등 주변인들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보수적 교세가 강한 아르헨티나 내에서도 논란을 일으켰지만 동시에 수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되었습니. 2013년 교황 선출 시 “베르고글리오”는 차기 교황 후보로 거론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미 76세의 나이에 은퇴를 앞둔 상태였고 2005년 콘클라베에서는 2위 득표에 그쳤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교회가 직면한 성 추문 사태와 관료주의 비판 속에서 추기경들은 변화를 원했고 “베르고글리오”는 “가난한 교회를 위한 가난한 교황”을 약속하며 115표 중 90표를 얻어 교황으로 선출되었습니다. 그는 즉시 상징적 변화를 보였습니다. 화려한 교황관을 거부하고 단순한 백색 소매 수단을 선택했으며 바티칸의 교황 전용 아파트 대신 성 마르타 게스트하우스에서 공동체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름도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에서 따와 “프란치스코”로 칭하며 자연과 평화를 상징하는 인물을 스스로의 롤 모델로 삼았습니다.
“프란치스코”는 “불평등은 모든 사회악의 뿌리”라며 경제적 불공정을 강하게 비판해 왔습니다. 2013년 이탈리아 라메피아섬에서 난민을 안으며 “이것이 우리 시대의 비극”이라 말한 그는 유럽을 찾는 난민 보호를 촉구하며 교회에 난민 수용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 발표한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환경 위기를 종교적 차원에서 다룬 획기적인 문서로 기후 변화가 가난한 국가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며 “우리의 공동 집”인 지구를 보호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화석 연료 사용 감축과 재생 에너지 전환을 주장한 이 회칙은 UN 기후 회의에서도 인용될 정도로 국제적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는 교회의 관료주의를 비판하며 분권화를 추진하였고 또한 이혼·재혼한 신자들의 성찬례 참여 가능성을 논의하였으며 동성애자에 대해 “누구도 마땅히 배척받아선 안 된다”라고 말하며 보수층과의 마찰을 빚었습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의 목표는 분명했습니다. “교회는 문을 닫은 성채가 아니라 모든 이를 품는 산장이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프란치스코”의 개방성은 종종 보수적 신자들과의 갈등으로 이어집니다. 2016년 발표한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은 이혼자에 대한 교회의 태도를 완화하자는 내용을 담아 전통주의자들의 반발을 샀습니다. 또한 성직자 성 추문 사건 처리에 대한 그의 태도는 때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였는데 2019년 성 추문 방지 회의를 소집하고 성 착취 사건 은폐를 중범죄로 규정하는 등 제도적 개선을 시도했습니다. 건강 악화(무릎 통증과 장 수술) 속에서도 전 세계를 순방하며 평화를 외치던 모습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권위보다 공감과 대화를 선택했습니다. SNS를 적극 활용해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이슬람, 유대교 지도자들과의 화합을 도모하며 북한 평화를 위한 특사 파견 등 실용적 외교를 펼쳤습니다.
그의 메시지는 종교를 넘어 인류 공동의 가치를 일깨웁니다. “진정한 권력은 섬김이다”라는 말처럼 “프란치스코”는 항상 겸손한 걸음으로 현대 교회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였습니다.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중재 노력, 인공지능 윤리 논의 참여 등 새로운 시대의 과제에도 적극적이던 그는 완벽한 지도자는 아니지만 끊임없이 질문하고 도전하는 ‘진정한 목자’의 모범을 보여주었습니다.
1-1.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2015)
지구를 "우리의 공동 집"으로 정의하며 기후 변화, 환경 파괴, 경제적 불평등의 상호연관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가난한 국가가 환경 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받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화석 연료 사용 감축과 재생 에너지 전환을 촉구했습니다. 이 회칙은 2015년 파리 기후 협정에 영향을 미쳤으며 종교와 과학의 화해를 상징하는 문서로 평가받습니다.
1-2.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 2016)
이혼, 재혼한 신자들의 성찬례 참여 가능성을 논의하고 교회가 "개인의 양심과 상황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통적 규범보다 은총과 자비를 강조하며 보수층과의 논란을 일으켰으나 현실적 고민을 반영한 혁신적 접근으로 평가받습니다.
1-3.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 2013)
그의 첫 회칙으로 "가난한 교회를 위한 가난한 교회"를 표방하며 경제적 불평등, 소비주의, 배제 문화를 비판했습니다. 교회가 "전투 현장의 병원"처럼 문을 열고 사회적 약자를 포용할 것을 촉구하며 사회적 선교의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2. 내용
2015년 6월 18일 교황 “프란치스코”는 인류 역사상 첫 환경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발표했습니다. 이 문서는 단순한 기후 변화 경고를 넘어 생태 위기와 사회적 불평등의 근본적 연결고리를 파헤치며 “모든 생명의 상호연결성”을 강조했습니다.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전 인류를 향한 이 메시지는 종교적 영성과 과학적 사실을 결합한 획기적인 선언이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이 회칙은 환경 운동의 정신적 지침으로 자리매김하며 정치·경제·사회적 변화를 촉구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2-1. 핵심 메시지
2-1-1. 통합 생태학(Integral Ecology)의 철학
“프란치스코” 교황은 환경 문제를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위기와 분리될 수 없는 단일한 위기”로 규정했습니다. 그는 “가난한 이들이 환경 파괴의 가장 큰 피해자”임을 지적하며 기후 정의(Climate Justice) 실현을 요구했습니다. 예를 들어 선진국의 무분별한 자원 착취가 개발도상국의 생태계 붕괴로 이어지는 구조를 비판하며 “지구는 우리의 공동 집”이라는 비유로 인간 공동체의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2-1-2. 과학과 신앙의 협력
교황은 과학적 데이터를 존중하면서도 환경 위기를 “영적·도덕적 위기”로 해석했습니다. 그는 “과학은 도구를 제공하지만 신앙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라고 말하며 두 영역의 협력을 촉구했습니다. 예를 들어 기후 과학자 “그레고리 애스너”는 “‘찬미받으소서’는 과학적 사실을 영적 언어로 전환하는 교량”이라 평가하며 교황의 통찰이 글로벌 환경 운동에 동력을 부여했다고 언급했습니다.
2-1-3. 소비주의와 기술 낙관주의 비판
교황은 현대 사회의 단기적 성장 집착을 비판하며 기술 발전이 인간의 탐욕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자연을 지배하려는 인간의 오만”이 생태계 파괴로 이어진다고 지적하며 “겸손한 발전”을 촉구했습니다.
2-2. 회칙이 일으킨 실제 변화
2-2-1. 글로벌 정책에 미친 영향
‘찬미받으소서’는 2015년 파리 기후 협정 체결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당시 UN 사무총장 “반 기문”은 이 회칙을 도덕적 나침반이라 칭하며 교황의 호소가 국가 간 협력을 촉진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아일랜드 가톨릭 교회는 2030년까지 교회 부지의 30%를 자연으로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구체적인 실천에 나섰습니다.
2-2-2. 교회 내 환경 운동 확산
바티칸은 2021년 “찬미받으소서 실행 플랫폼”(Laudato Si’ Action Platform)을 출범시켜 7개 분야(가정, 교구, 학교, 병원 등)에서 지속 가능성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레딩턴 교구는 203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태양광 패널 5,000개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필리핀의 선교사들은 폐플라스틱 병을 건축 자재로 재활용하는 혁신적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2-2-3. 다종교·다문화 협력
이 회칙은 종교 간 대화의 장을 열었습니다. 2020년과 2021년 열린 “찬미받으소서 주간”에서는 이슬람, 유대교, 불교 지도자들이 함께 웨비나(Web과 Seminar의 합성어)에 참여하며 환경 보호를 위한 공동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든 종교가 생명 존중이라는 공통된 가치를 지닌다”며 화합을 도모했습니다.
2-3. 논란과 도전
일부 가톨릭 보수파는 회칙이 사회주의적 사상을 퍼뜨린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화석 연료 산업과 유착된 정치인들은 교황의 경제적 불평등 비판을 거부하며 2017년 미국의 파리 협약 탈퇴를 정당화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11,000명의 과학자가 서명한 기후 비상사태 선언문에서 인구 감소를 해결책으로 제시한 부분은 교황의 생명 존중 사상과 충돌했습니다. “프란치스코”는 “생명의 신성함을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윤리적 접근을 강조했습니다.
2-4. 지속 가능성을 위한 7년 계획
2021년 시작된 “찬미받으소서 실행 플랫폼”은 2030년까지 “완전한 지속 가능성”을 목표로 합니다. 이 플랫폼은 상향식(Bottom-Up) 접근을 통해 지역 사회의 참여를 독려하는데 예를 들어 옥스퍼드 대학의 “찬미받으소서 연구소”는 기후 정책 개발을 위한 종합적 데이터를 수집하며 브롱크스의 환경 정의 프로젝트에는 연방 자금이 투입되었습니다.
2-5. 한국 사회에 던진 메시지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한국 방문 당시 “세월호” 참사 유족을 위로하며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정신은 ‘찬미받으소서’에서도 이어져 한국 교회는 기후 난민 보호와 탈 탄소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 대교구는 2023년 모든 성당에 재활용 분리수거장을 설치했으며 제주도에서는 해양 생태계 보존을 위한 다종교 협력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3. 결론
‘찬미받으소서’는 단순한 환경 선언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의 영혼을 치유하는 생태 회개”를 요구하는 영적 각성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구를 구하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을 구하는 것”이라며 매일의 작은 선택(플라스틱 사용 감소, 에너지 절약 등)이 혁명의 시작임을 상기시켰습니다. 2025년 그의 선종 이후에도 이 메시지는 인류가 공동의 집을 지키기 위한 노력 속에서 계속될 것입니다.
"자비는 모든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프란치스코 교황)
728x90반응형'인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698. 슈 독(Shoe Dog) (14) 2025.04.24 697. 듀얼 브레인(Co-Intelligence: Living and Working with AI) (4) 2025.04.23 695. 경이로운 한국인(Les Coréens merveilleux) (2) 2025.04.20 694. H마트에서 울다(Crying in H Mart) (8) 2025.04.19 693. 철학 입문(Einleitung in die Philosophie) (4) 202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