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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98. 질문의 책(Le Livre des Questions)
    인문학 2024. 9. 1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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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요

    “에드몽 자베스”(Edmond Jabès 1912~1991)는 이집트 출생의 프랑스 시인이자 작가로 유대인의 정체성과 문학적 실험을 결합한 독창적인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집트 카이로 출신의 유대인이었던 “자베스”는 1956년 수에즈 위기 이후 이집트를 떠나 프랑스로 망명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유대교 사상, 망명, 정체성, 언어와의 관계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으며 특히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와의 친분으로 인해 탈구축 이론과 관련된 사상가로도 거론됩니다. 그는 1912년 4월 14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탈리아계 유대인으로 태어나 그곳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1930년대부터 프랑스의 시인들과 교류하며 문화계에서 활동하였습니다.

     

    1952년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으며 프랑스로 망명 후 1967년 몬트리올에서 개최된 세계 박람회에서 “사르트르”, “카뮈”, “레비스트로스”와 함께 4인의 프랑스 작가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는 ‘질문의 책’(Le Livre des Questions) 시리즈로 이 작품은 여러 권으로 나뉘어 있으며 “자베스”의 문학적 탐구와 유대인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철학적 사색을 담고 있습니다. “자베스”의 글은 흔히 침묵과 부재, 언어의 한계, 신성과 같은 주제들을 다룹니다. 그는 특히 유대교에서의 책의 중요성, 그리고 성경을 포함한 종교적 텍스트가 지니는 의미에 대해 깊이 탐구했습니다. 그에게 책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것이었으며 인간 존재와 신, 그리고 언어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드러내는 매개체였습니다.

     

    “자베스”의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은 그의 작품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그는 자신의 유대인 정체성을 “망명”이라는 개념과 연결시키며 인간 존재가 본질적으로 고향을 잃은 상태에 있다는 생각을 발전시켰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그가 프랑스로 망명한 경험과 맞물려 그의 문학적 주제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자베스”는 기존 문학 형식을 깨는 실험적 스타일로 유명했는데 명확한 줄거리가 없고 단편적이며 모호한 구성을 띠고 있습니다. “자크 데리다” 같은 철학자들은 “자베스”의 글쓰기에서 탈구축적인 요소를 발견했으며 이를 통해 “자베스”는 철학적 담론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에드몽 자베스”는 그의 문학적 실험과 철학적 깊이를 통해 현대 문학에 독특한 발자취를 남긴 작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종교, 철학, 문학을 넘나드는 중요한 연구 주제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1-1. 질문의 책(Le Livre des Questions)

    “자베스”의 대표작으로 1963년부터 여러 권으로 출간된 대작입니다. 소설 형식을 취하지만 전통적인 줄거리나 서사 구조를 따르지 않고 다양한 목소리와 단편적 내러티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유대인 정체성, 망명, 고통, 상실, 신과 인간의 관계 등 철학적 주제들을 시적 언어로 탐구합니다. 이 책의 주요 특징은 질문을 중심으로 한 서술 방식입니다. “자베스”는 구체적인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을 통해 인간의 본질적 한계와 언어의 불완전성을 드러냅니다. 주요 등장인물은 여러 유대인 인물들로 이들은 역사적, 철학적, 신학적 주제에 대해 서로 대화하고 성찰합니다. 유대교에서 중요한 책의 상징성 그리고 책이 인간과 신의 관계를 어떻게 매개하는지에 대한 성찰도 중요한 테마로 다뤄집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유대인으로서의 자아와 신, 언어와 고통의 본질을 탐구하는 문학적 실험으로 여겨집니다.

     

    1-2. 광야의 책(Le Livre des Ressemblances)

    또 다른 중요한 작품으로 ‘질문의 책’과 유사한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더 깊은 철학적 탐구로 나아갑니다. “자베스”는 이 작품에서 언어와 의미 그리고 그 경계를 탐구하며 인간이 어떻게 세상과 소통하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 하는지에 대해 다룹니다. 이 책의 주요 테마 중 하나는 광야라는 상징적 공간입니다. 광야는 고통, 상실, 부재를 상징하며 인간이 언어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지만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좌절하고 부딪히는 공간으로 그려집니다. 그는 광야를 통해 의미의 유동성과 언어의 한계를 드러내며 독자에게 인간 존재의 불완전함과 고독을 환기시킵니다. 시적 산문 형식을 취하며 다양한 목소리와 단편적인 내러티브로 구성되어 있어 “자베스” 특유의 실험적 문체가 잘 드러나는 텍스트입니다.

     

    1-3. 엘리, 엘리(Elya, Elya)

    이 작품은 “자베스”의 작품 중 더 짧고 응축된 형태의 시적 산문집으로 ‘질문의 책’과 같은 주제를 다루지만 더 간결하고 정제된 언어로 전개됩니다. 특히 유대인 정체성과 고통, 상실, 신과 인간의 관계에 집중합니다. “엘리”라는 인물은 유대교적 상징성을 담고 있으며 인간이 고통 속에서 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형식으로 서술됩니다. 그러나 “자베스”는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질문을 계속해서 반복하며 신의 침묵과 인간의 고통이 지속되는 상황을 강조합니다. 언어가 고통을 표현하는 데 있어 무력함을 드러내고 침묵이라는 주제를 중요한 요소로 탐구합니다.

     

    1-4. 책의 여백(Le Livre des Marges)

    언어와 텍스트의 본질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작품으로 텍스트와 그 여백 사이의 관계를 철학적으로 탐구합니다. 의미가 부재하는 공간 즉 여백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말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여백을 통해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는 침묵의 힘을 드러냅니다. 이 책은 기존 텍스트의 경계를 넘어서서 여백을 새로운 의미 창출의 장으로 삼습니다. “자베스”는 독자가 텍스트의 빈 공간 즉 여백에 주목함으로써 의미를 재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언어의 한계를 넘어선 의미의 부재와 그로 인한 고통을 탐구합니다. 그는 여백이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언어가 실패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사유가 시작되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2. 내용

    이 책은 현대 문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으로 언어, 신학, 유대인 정체성, 존재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 시적 언어로 엮여 있는 독특한 텍스트입니다. 1963년에 처음 출간되었으며 “자베스”의 주요 문학적 주제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방대한 시리즈로 7권에 걸쳐 이어집니다. 기존 문학의 경계를 허물고 독자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그 해답을 찾기보다는 질문 자체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새로운 형식을 제시했습니다.

     

    2-1. 에드몽 자베스와 그의 철학

    “자베스”의 유대인 정체성 특히 유대인의 망명과 유랑의 경험은 그의 작품에 깊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에게 있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 이상의 것이며 인간의 본질적인 숙명을 반영하는 철학적, 신학적 행위였습니다. 유대교에서 질문은 지식 탐구와 신학적 성찰의 핵심으로 “자베스”는 이 전통을 계승하며 이를 문학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질문의 책’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언어와 신앙, 인간의 고통과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는 실험적인 텍스트로 언어의 불완전성을 강조하며 인간이 언어를 통해 신과 세계를 이해하려 하지만 결국 언어의 한계에 부딪히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질문이 발생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베스”는 언어 자체가 의미를 고정할 수 없으며 오히려 의미는 계속해서 미끄러지고 변형된다는 사유를 중심으로 글을 전개합니다.

     

    2-2. 작품 구조와 주요 테마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여 대화를 나누고 각자의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구성됩니다. 그러나 전통적인 소설 형식을 따르지 않으며 명확한 줄거리나 결론이 없습니다. “자베스”는 소설을 철저히 파편화된 형태로 구성하고 대화와 독백, 단편적인 시적 서술로 이뤄진 텍스트를 통해 독자를 철학적 질문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작품 속에서 독자는 끊임없이 등장하는 질문과 해답 없는 대화를 통해 언어의 모호함과 불확실성을 체험하게 됩니다.

    2-2-1. 유대인 정체성

    유대교에서의 책은 “자베스”에게 중요한 상징으로 작용합니다. 유대인은 역사의 중심에서 끊임없이 유랑하며 고향을 상실한 민족입니다. 그들에게 책은 정체성을 보존하는 핵심 도구이자 신과의 계약을 기록한 성스러운 매체입니다. “자베스”는 이러한 전통을 바탕으로 책을 인간과 신, 언어와 존재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설정합니다. “자베스”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책이 단순히 의미를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남기고 그 자체로 무한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열린 텍스트라고 주장합니다. 특히 망명이라는 주제는 자신의 유대인으로서의 경험과 맞닿아 있습니다. 작품에서 유대인은 정체성을 잃고 고향을 상실한 상태에서 질문을 통해 자신을 재발견하려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자베스”는 이러한 유대인의 망명 경험을 철학적으로 확장하여 모든 인간이 본질적으로 고향을 잃은 상태에 놓여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질문을 던진다고 주장합니다.

    2-2-2. 언어의 한계와 불확실성

    “자베스”의 작품에서 언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는 언어가 인간이 세상과 소통하고 세상을 이해하려는 도구로 사용되지만 그 언어 자체가 불완전하고 모호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언어가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으며 오히려 언어는 의미를 왜곡하거나 잃어버리게 만든다고 봅니다. 특히 신과의 관계에서 언어는 더욱 불완전한 도구가 됩니다. 이 작품에서 “자베스”는 인간이 언어로 신과 소통하고자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언어의 한계에 부딪히며 신의 부재와 인간의 고통을 경험한다고 서술합니다. 이를 통해 침묵과 부재라는 중요한 개념을 탐구합니다. 언어가 의미를 충분히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때로는 침묵이 더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침묵을 언어의 또 다른 형태로 바라봅니다.

    2-2-3. 질문과 해답의 부재

    이 작품의 핵심은 제목 그대로 질문입니다. “자베스”는 질문을 단순한 의문 제기 이상의 철학적 행위로 바라봅니다. 질문은 답을 찾기 위해 던져지지만 “자베스”는 그 답이 항상 명확하지 않으며 때로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그가 언어와 존재의 불확실성을 강조하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지만 그들은 확실한 답을 찾지 못합니다. 오히려 새로운 질문이 계속해서 파생되며 이 과정에서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모호함이 부각됩니다. “자베스”는 독자들에게 해답을 주기보다는 그들에게도 질문을 던짐으로써 독자가 스스로 그 답을 찾거나 더 많은 질문을 던지도록 유도합니다.

     

    2-3. 신과 인간의 관계

    신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철학적 성찰을 펼칩니다. 그는 신이 인간에게 답을 주는 존재라기보다는 오히려 침묵 속에 존재하며 인간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지게 하는 존재로 묘사합니다. 신의 부재는 인간이 고통과 상실을 경험하는 이유 중 하나이며 인간은 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지만 그 답을 받을 수 없다는 비극적인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신의 부재와 침묵은 “자베스”의 작품에서 중요한 주제로 인간이 자신의 존재와 의미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언어를 사용하고 질문을 던지지만 결국 그 해답을 찾지 못하는 한계를 나타냅니다. 그러나 “자베스”는 이 과정이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본질적인 숙명을 드러내는 중요한 행위라고 봅니다.

     

    3. 결론

    이 작품은 전통적인 소설의 형식을 벗어나 언어와 존재, 신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철학적 텍스트입니다. “자베스”는 유대교적 전통에서 중요한 질문의 행위를 중심으로 인간이 언어와 신, 고통 속에서 어떻게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 하는지를 탐구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베스”는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며 그 답을 찾기보다는 질문 자체의 가치를 성찰하도록 유도합니다. 현대 문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으로 “자베스”의 깊은 사유와 문학적 실험이 잘 드러나는 텍스트입니다. 언어의 한계와 불완전함을 강조하면서도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고자 하는 “자베스”의 문학적 여정은 오늘날에도 많은 독자들에게 철학적 성찰을 불러일으키며 문학이 단순한 이야기 이상의 것임을 보여줍니다.

     

     

     

     

    "언어는 나를 구속하고

    동시에 나를 해방시킨다."(에드몽 자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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