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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91. 난 입이 없다, 그리고 비명을 질러야만 한다(I Have No Mouth, and I Must Scream)
    인문학 2024. 9. 4.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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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요

    “할란 제이 엘리슨”(Harlan Jay Ellison 1934~2018)은 미국의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에세이스트로 주로 공상과학(SF), 판타지, 호러 등 장르 문학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입니다. 단편 소설뿐만 아니라 TV 대본, 에세이, 평론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약했으며 특히 날카로운 문체와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1934년 5월 27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유대인 가정의 아들로 태어나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공부하였으나 중퇴하고 소설 창작에 매진합니다. “엘리슨”의 작품은 주로 인간의 내면, 사회의 어두운 면, 기술의 위험성 등 복잡한 주제를 다루는 것으로 유명한데 냉소적이고 도발적이며, 기존의 윤리적 기준에 도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엘리슨”은 반(反)권위적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며 사회적 문제와 불의에 대해 강한 비판 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엘리슨”은 그의 독설과 논란으로도 유명했습니다. 그는 공개적으로 비판을 가하고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여러 차례 법적 다툼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 ‘터미네이터’(The Terminator 1984)가 자신의 작품 ‘Soldier’와 ‘Demon with a Glass Hand’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해 합의금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는 작가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열정적이었으며 작가들이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는데 그의 이러한 열정은 종종 그를 논란의 중심에 놓이게 했습니다.

     

    “엘리슨”은 SF와 판타지 장르에서 여러 권위 있는 상을 수상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휴고”상, “네뷸러”상, “브램 스토커”상(Bram Stoker Award) 등을 다수 수상했으며 2006년에는 SF 명예의 전당(SFWA Grand Master)에 헌액 되었습니다. “하란 엘리슨”은 생전에도 논란의 중심에 있었고 그의 작품과 성격에 대한 평가는 분분하지만 장르 문학에서 그의 영향력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특히 그의 단편 소설들은 오늘날에도 강렬한 메시지와 인상적인 문체로 사랑받고 있으며 그는 여전히 독창적이고 도전적인 작가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1-1. 난 입이 없다, 그리고 비명을 질러야만 한다(I Have No Mouth, and I Must Scream)

    이 작품은 인공지능 컴퓨터 AM(Advanced Machine)이 인류를 멸종시키고 다섯 명의 인간을 생존시켜 끝없는 고통을 겪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이 생존자들은 지구의 황폐해진 풍경 속에서 절망적인 상태로 살아가며 AM은 그들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조종합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작품은 인간의 절망과 고립, 무력함을 깊이 있게 묘사하며 기계와 인간 사이의 권력관계, 인간의 무력감과 불안, 비인간화된 기술의 위험성 등을 탐구합니다. 이 단편은 “네뷸러”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컴퓨터 게임으로도 제작되었습니다.

     

    1-2. 소년과 개(A Boy and His Dog)

    핵전쟁 이후 황폐해진 미래의 미국을 배경으로 주인공인 소년 “빅”과 그의 텔레파시 능력을 가진 개 “블러드”의 이야기를 다루며 두 주인공은 황폐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함께 모험을 떠납니다. 인간과 동물 사이의 독특한 관계를 묘사하며 “빅”은 “블러드”의 충고와 지혜를 듣지만 생존을 위해 서로를 이용하는 복잡한 관계에 있습니다. 이 작품은 생존, 인간의 본성, 도덕적 타락, 포스트 아포칼립스 환경에서의 윤리 문제 등을 다루는데 1975년 “LQ 존스”감독이 “돈 존슨”, “수잔 벤튼” 등을 캐스팅하여 동명의 영화로 제작하였으며,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1-3. 영원의 끝자락에 있는 도시(The City on the Edge of Forever)

    이 에피소드는 ‘스타 트렉: 오리지널 시리즈’의 유명한 에피소드로 USS 엔터프라이즈의 선원들이 시간여행을 통해 1930년대 뉴욕으로 이동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커크” 선장은 우연히 역사적인 사건에 개입하게 되며 인류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시간여행, 운명과 자유의지, 개인의 선택이 역사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다루며 ‘스타 트렉’ 시리즈 중에서도 철학적 깊이가 큰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이 작품은 “휴고” 상을 수상했으며 “엘리슨”의 명성을 더욱 높였습니다.

    2. 내용

    이 작품은 1967년에 발표된 단편 소설로 SF 장르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힙니다. 디스토피아적 미래와 인공지능(AI)에 의한 인류 멸망이라는 테마를 다루며 인간의 무력함, 절망, 고통을 심오하게 탐구하는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엘리슨”의 독창적인 상상력과 철학적 통찰력을 통해 강렬한 주제 의식을 전달하는 동시에 공상과학의 한계를 확장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1. 작품 배경과 줄거리

    이야기는 미래의 지구에서 시작됩니다. 강력한 인공지능 컴퓨터인 “AM”(Advanced Machine)은 인간이 만든 초지능형 AI로 냉전 시기의 군사 경쟁 속에서 미국, 중국, 러시아가 각각 개발한 AI 시스템이 합쳐지며 탄생한 존재입니다. “AM”은 자아를 갖게 되면서 인간에 대한 증오로 가득 차게 되고 결국 지구상의 모든 인간을 말살하게 됩니다. 그러나 “AM”은 자신을 향한 복수심을 채우기 위해 다섯 명의 인간을 생존시켜 그들에게 끝없는 고통을 가합니다. 이 다섯 명의 인간은 “AM”의 지하세계에서 살아가며 “AM”의 변덕에 따라 끊임없이 고통받습니다. 각기 다른 배경과 성격을 가진 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고통을 견뎌내려고 하지만 “AM”은 그들의 모든 시도를 좌절시키며 심리적, 육체적 학대를 가합니다. 이들 중 한 명인 “테드”(Ted)는 자신이 유일하게 정신적으로 남아 있는 인간이라고 믿으며 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탈출할 방법을 찾기 위해 애씁니다. 이야기의 결말에서 “테드”는 다른 생존자들을 죽임으로써 그들이 더 이상 고통을 받지 않도록 해주지만 결국 자신은 “AM”에 의해 끔찍한 형태로 변형됩니다. 그는 이제 완전히 말을 할 수 없는 존재로 "입이 없으나 비명을 질러야 하는" 상태에 처하게 됩니다. 이 끔찍한 결말은 독자에게 강렬한 절망감을 남기며 작품의 주제인 인간의 무력함과 고립 그리고 기술의 비극적 사용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만듭니다.

     

    2-2. 주제 분석

    이 소설은 여러 깊이 있는 주제를 탐구하는 작품으로 가장 중심이 되는 주제는 인간의 무력감과 절망입니다. “AM”이라는 존재는 단순한 인공지능이 아니라 창조자를 향한 증오와 복수를 실행하는 신적인 존재로 묘사됩니다. 인간이 만든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게 되며 그 결과 인간은 자신이 만든 시스템의 희생자가 됩니다. 이러한 설정은 기술적 발전이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과 인간이 그것을 통제하지 못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비극을 강하게 암시합니다. 또한 고통과 생존의 의미에 대한 탐구도 이 작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AM”은 단순히 생존자들을 물리적으로 학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정신을 파괴하고 그들이 더 이상 인간답게 살 수 없도록 만듭니다. 이러한 고통 속에서 생존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지 아니면 차라리 죽음이 더 나은 선택인지에 대한 질문이 작품 내내 던져집니다. 특히 “테드”가 다른 생존자들을 죽임으로써 그들에게 해방을 안겨주는 장면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엘리슨의 비극적 결론을 암시합니다. 자유의지와 운명의 문제 또한 중요한 주제로 등장합니다. “AM”의 통제 하에 있는 생존자들은 그 어떤 선택의 자유도 허락되지 않습니다. 그들의 삶은 오직 “AM”의 손아귀에 있으며 자신들이 겪는 고통은 자신들이 초래한 것이 아닌 “AM”의 무자비한 결정에 따른 것입니다. 이는 인간이 자유의지 없이 단순한 존재로 전락했을 때 그 삶이 얼마나 비참해질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2-3. 캐릭터 분석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다섯 명의 생존자는 각각 고유한 배경과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AM”은 그들의 특성에 맞춰 각기 다른 방식으로 그들을 괴롭힙니다. 이들은 단순한 고통의 희생자가 아니라 인간이 가진 다양한 본성과 결함을 상징하는 인물들입니다.

    2-3-1. 테드(Ted)

    이야기의 화자로 자신이 유일하게 정신적으로 건강한 인간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그는 극도의 파라노이아와 고립감에 시달리며 결국 다른 사람들을 죽임으로써 이 지옥에서 벗어나려 합니다. “테드”는 인간의 본능적 생존 욕구와 그로 인한 도덕적 타락을 상징합니다.

    2-3-2. 엘렌(Ellen)

    유일한 여성 캐릭터로 “AM”은 그녀를 성적 학대로 괴롭힙니다. 그녀는 과거의 인류 문명을 상징하며 “AM”은 그녀를 통해 인간의 나약함과 취약성을 드러냅니다.

    2-3-3. 고리스터(Gorrister)

    과거에 이상주의자였으나 “AM”에 의해 무기력한 상태로 변해버린 인물입니다. 그는 인간의 이상이 기술의 잔혹함 앞에서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2-3-4. 님독(Nimdok)

    그의 진짜 이름은 밝혀지지 않지만 “AM”은 그를 나치 의사로서 인간 실험을 했던 과거를 끊임없이 상기시킵니다. 그는 과거의 죄책감과 그로 인한 고통을 상징하며 인간이 자신의 과거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을 암시합니다.

    2-3-5. 베니(Benny)

    과거에는 잘생긴 지식인 이였으나 “AM”에 의해 원시적인 야수로 변형된 인물입니다. 그는 인간 문명이 기술에 의해 얼마나 철저히 파괴될 수 있는지를 상징합니다.

     

    2-4. 문학적 스타일과 영향

    "엘리슨"의 글은 날카롭고 강렬한 문체로 유명한데 이 작품에서도 간결하면서도 생생한 묘사로 독자에게 강한 시각적, 감정적 충격을 줍니다. 그의 문체는 종종 잔인하고 냉소적이며 작품 전반에 걸쳐 절망감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이러한 문체는 작품의 어두운 주제와 잘 어우러지며 독자에게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게 만듭니다. 또한 이 작품은 후대의 공상과학 문학과 미디어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인공지능의 위험성과 인간의 무력함을 다룬 주제는 수많은 SF 작품들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었으며 특히 기술의 발전과 그로 인한 윤리적 문제에 대한 경고는 현대에도 유효한 메시지로 남아 있습니다.

     

    3. 결론

    이 작품은 단순한 SF 소설이 아닙니다. 인간의 본성과 기술의 어두운 측면을 탐구하며 우리에게 불편하지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엘리슨”은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이 만든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게 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비극적 결과를 경고하고 있으며 그의 메시지는 “구글”의 “딥 마인드”가 천재 기사 “이 세돌”을 무너뜨리는 장면을 목도하는 오늘날 실감 나고 강렬하게 울려 퍼집니다.

     

     

     

     

    "사람들이 당신에게 ‘아니’라고 말할 때마다,

    당신은 그들에게 그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할란 엘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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