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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0. 아마존 디스토피아(Fulfillment: America in the Shadow of Amazon)인문학 2025. 7. 8. 09:58728x90반응형
1. 개요
미국 현대 저널리즘의 선구자 “알렉 맥길리스”(Alec MacGillis)는 사회적 불평등과 정치적 분열을 날카롭게 조명하는 심층 보도로 명성을 얻었는데 “프로퍼블리카”(ProPublica)와 “뉴요커”(The New Yorker)에서 활동하며 노동계층의 실태에서 대기업의 권력 남용까지 다양한 이슈를 파고들었습니다. 그의 대표작 ‘Fulfillment: America in the Shadow of Amazon’(2020)은 “아마존”이 미국 사회에 미친 파장을 분석하며 기업의 팽창이 초래한 인간성 상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1-1. 이분법을 넘어서는 이야기
그는 전통적인 진보 vs 보수 구도를 거부하는 대신 “트럼프” 지지층의 경제적 고통(The Cynic: The Political Education of Mitch McConnell 2014)이나 공장 폐쇄의 여파(Rust Belt: The American Heartland in Crisis 2017)를 조사하며 분노의 뿌리를 찾아갑니다. 그의 글은 통계보다 인간의 얼굴을 앞세운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1-1-1. 트럼프 현상의 재해석
2016년 대선 당시 “맥길리스”는 펜실베이니아 산업 도시 이리(Erie)를 집중 취재했는데 여기서 그는 실업률 감소라는 매크로 데이터 뒤에 숨은 질적 하락을 포착했습니다. 정규직이 임시직으로 전환되는 고용 불안정화, 20년간 동결된 최저시급, 학교·도서관의 예산이 삭감되는 공공 서비스의 붕괴 등을 폭로한 이 기사는 “트럼프”를 선택한 유권자들은 단순한 인종주의자가 아니라 체제에 배신감을 느낀 노동자“라는 새로운 담론을 촉발시켰습니다.
1-1-2. 아마존의 어두운 그림자
“아마존”의 편의성 신화 뒤에 가린 진실을 고발한 이 책은 3가지 층위로 문제를 제기합니다. 창고 내 AI 감시 시스템과 배뇨 참기 사례 등의 노동자 착취, 소매업의 몰락, 지자체 유치 경쟁을 통한 세금 감면 압박 등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가 문제로 제기되며 특히 "아마존이 만든 일자리는 파괴한 일자리의 1/3에 불과하다"는 데이터는 충격적입니다.
1-2. 미시사로 거시사를 읽다
“맥길리스”는 한 개인의 삶에서 국가적 추세를 읽어내는데 실리콘밸리 청소부의 임금 내역서에서 계층 이동 불가능성을, 웨스트버지니아 석탄촌의 오피오이드 처방전에서 의료 시스템의 실패를 읽어 내는 이 기법은 데이터 저널리즘의 한계를 보완하며 독자에게 공감의 연결고리를 제공합니다.
1-3. 현대 저널리즘에 던지는 질문
그의 작업은 저널리즘의 사회적 책임을 재 정의합니다. 팩트 체크 이상의 구조적 분석, 양극화 담론에 가려진 공통적 고통 발견, 피해자 vs 가해자 구도 대신 체계 공모자를 탐색하는 방식의 접근은 “가디언” 의 포용적 저널리즘 논의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알렉 매길리스”는 편향된 객관성을 거부합니다. 그의 글은 데이터의 냉정함과 인문학적 온기를 결합해 저널리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아마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그의 작업은 기술 낙관론에 경종을 울리며 인간적 가치를 수호할 것을 촉구하는 메아리입니다.
2. 내용
이 책은 단순한 기업 비판서가 아닙니다. “프로퍼블리카”(ProPublica)의 수상 경력이 있는 저널리스트인 “맥길리스”는 “아마존”이 확장하면서 초래한 지역 간 불평등의 심화와 사회적 결속의 붕괴를 날카롭게 조명하는데 그의 핵심 주장은 명료합니다. “아마존”은 미국을 승자 지역(Winner-take-all places)과 패자 지역(Left-behind places)으로 분할한 주역이라는 것입니다.
2-1. 3종류의 도시
“아마존”은 세 가지 종류의 도시를 창조했습니다. 시애틀, 북부 버지니아의 기술자 도시(엔지니어·개발자), 버지니아 교외의 데이터 센터 도시, 볼티모어, 오하이오의 물류창고 도시가 그것으로 이 구조는 이미 부유한 지역은 더 풍요롭게, 산업 유산 지역은 더 황폐화하는 부의 양극화를 가속화했습니다. 1970년대 이후 주요 대도시의 임금은 다른 지역보다 20% 포인트 더 빠르게 상승했으며 저임금 노동자들은 고임금의 부유 도시로 이주해도 전문직보다 훨씬 적은 소득만을 얻게 되었습니다.
2-2. 승자와 패자
“맥길리스”는 데이터보다 개인의 삶을 통해 “아마존”의 영향을 조명합니다. 그의 이야기는 냉정한 통계 뒤에 숨은 “질적 하락”(Qualitative decline)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2-2-1. 시애틀: 젠트리피케이션의 그늘
“아마존” 캠퍼스 확장은 역사적 흑인 커뮤니티인 “센트럴 디스트릭트”를 붕괴시켰습니다. 한 복음성가 단 리더는 이웃들이 하나둘씩 도시에서 쫓겨나는 과정을 목도했으며 전통적 문화 공동체가 사라졌다고 말합니다. 유명 랜드마크 “엘리펀트 카 워시”(Elephant Car Wash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에 있는 세차장 체인점)는 팬데믹과 임대료 상승으로 문을 닫고 간판은 “아마존”에 기증되는 아이러니를 낳았습니다.
2-2-2. 볼티모어: 산업 유산의 추락
철강노동자 “빌 보다니 주니어”는 30년간 “베들레헴 스틸”에서 시간당 35달러를 벌었습니다. 그러나 공장 폐쇄 후 월 3,000달러였던 연금은 1,600달러로 삭감됐고 69세에 “아마존” 창고에서 시급 12달러로 일하고 있습니다. "포프스(Pops)"라 불리는 그는 동료들보다 40년 이상 연장자로 화장실 사용 제한으로 인해 지게차 뒤에서 소변을 본 경험도 고백합니다.
2-2-3. 오하이오: 세금 감면의 함정
“아마존”은 폐쇄된 “크라이슬러” 공장을 물류시설로 전환할 때 27만 달러의 세금 공제를 받았습니다. 해당 시는 7년간 50% 재산세 감면을 추가로 제공했으며 이 감면액의 대부분은 교육 예산에서 삭감됐습니다.
2-3. 노동 착취와 정치적 영향력
2-3-1. 창고 노동자의 현실
“아마존”은 미국 2위 민간 고용주이자 “보충 영양 지원 프로그램”(SNAP) 수급자 1/3을 고용하는 기업이며(애리조나 기준) 알고리즘 감시 시스템은 작업자의 생산성을 추적해 작업 외 시간을 계산하며 최소한의 관리자 개입만으로도 해고가 가능합니다. 또한 물류센터 사고율은 전국 평균의 2배를 기록합니다.
2-3-2. 정치적 로비스트의 승리
HQ2(제2본사) 유치 경쟁은 도시들이 기업의 애정을 사기 위한 리얼리티 쇼로 만들었으며 지자체로부터 세금 감면과 기밀 유지 요구를 이끌어냈습니다. 결국 이미 부유한 워싱턴 D.C. 교외가 선택되며 데이터를 바친 수백 개 도시는 허탕을 쳤습니다.
2-3-3. 중소 판매자 잠식
“아마존”은 정부, 학교의 사무용품 공급자로 진출하며 소매업체의 온라인 진출을 유도하지만 27%의 판매 수수료(초기 15%에서 급증)는 소매업체의 최소 이윤마저 흡수합니다. 한 전직 펜 판매원은 “아마존이 인기 상품을 복제해 가격을 내림으로써 소규모 판매자를 파산시킨다.”라고 증언합니다.
2-4. 고객 만족 vs 인간성 상실
“맥길리스”는 책 제목을 통해 의도적인 아이러니를 강조합니다. ‘Fulfillment’(이행)는 아마존 창고에서 주문 처리 과정을 뜻하는 업계 용어이며 동시에 지나가는 이들, 갈망하는 모든 이에게 약속된 성취를 상징합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창고 안의 노동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팬데믹 기간 이 이중성은 극명해졌으며 “아마존”의 편의는 "76,000개의 소매 일자리 연간 파괴"와 동전의 양면이었습니다.
3. 결론
이 책은 미국 사회의 심화된 지역 불균형과 계층 양극화를 “아마존”이라는 거대 기업의 성장과 연결해 분석하는데 “아마존”이 단순한 온라인 유통 기업이 아니라 미국 사회를 재구성하는 구조적 힘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아마존”의 성공은 특정 도시, 특히 시애틀이나 워싱턴 D.C.와 같은 기술 중심지에 막대한 부를 집중시키는 반면 물류창고와 배송 인프라가 집중된 중소도시와 농촌 지역에서는 열악한 노동환경과 낮은 임금, 공동체 해체를 초래했습니다. “MacGillis”는 미국의 정치, 경제 시스템이 이러한 양극화를 방치하고 오히려 조장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결론적으로 그는 보다 평등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개입, 독점 규제, 노동자 권리 보호, 지역 재생을 위한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Fulfillment’는 현대 자본주의의 그림자 속에서 우리가 어떤 사회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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