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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 인종차별론 (Le Racisme)인문학 2024. 11. 2. 11:37반응형SMALL
1. 개요
“알베르 멤미”(Albert Memmi 1920~2020)는 튀니지 출신의 프랑스 작가이자 철학자로 식민주의와 탈식민주의의 역학 관계를 분석한 글들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1920년 1월 15일 유대계 튀니지인으로 태어난 그는 프랑스 식민 통치하에 놓인 북아프리카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으며 이러한 경험은 그의 작품과 사상에 깊이 반영되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이탈리아어를 쓰는 유대인 가죽공이었으며 어머니는 베르베르계 유대인이었는데 이런 다문화적인 배경이 그의 정체성과 작품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는 튀니지와 알제리를 거쳐 프랑스로 건너가 프랑스어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는데 프랑스 파리의 소르본느 대학교에서 서구 문학과 철학에 대한 깊이 있는 학문적 토대를 쌓았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나치 독일의 유대인 탄압으로 인해 프랑스 “비시” 정부의 강제노동 캠프에 수용되었다가 이후 탈출하였으며 전쟁 이후 파리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50년대에는 튀니지로 돌아가 대학에서 철학 교수로도 재직했습니다.
그의 대표작인 ‘식민주의자와 피식민자’(Portrait du Colonisé, Précédé par Portrait du Colonisateur)는 식민주의 구조와 그것이 식민자와 피식민자 모두에게 미치는 심리적, 사회적 영향을 탐구한 작품으로 식민주의를 단순히 정치적 지배의 문제가 아닌 심리적 억압과 문화적 소외의 문제로 보았으며 식민 체제에서 피식민자가 겪는 모순된 자아 상실과 억압의 고통을 분석하고 이 체제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식민자와 피식민자 모두의 무의식적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주요 저서인 ‘인종차별론’(Le Racisme)에서는 인종차별의 기원과 그것이 사람들의 정체성과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합니다. 인종차별이 편견이나 무지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조직된 편견이자 권력의 도구라고 주장했는데 이러한 논의는 현대 사회에서 인종적 갈등과 불평등 문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Memmi”는 자신이 속한 다양한 정체성—튀니지인, 유대인, 아랍인, 프랑스어 화자—이 서로 충돌하고 교차하는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을 "모순의 사람"으로 정의하곤 했습니다. 이로 인해 그는 여러 사회적 그룹에 속하지만 그 어떤 그룹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는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글은 “Jean-Paul Sartre”, “Frantz Fanon”과 같은 지식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쳤으며 탈식민주의와 포스트식민주의 연구에서 필수적인 고전으로 평가받습니다. “ Memmi”는 식민주의에서 해방 이후에도 식민지적 사고가 남아 있는 문제를 지적하며 진정한 자유를 위한 개인의 자아 발견과 사회적 해방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프랑스와 유럽, 북아프리카 등지에서 작가, 학자로서 활동을 이어가며 탈식민주의와 인종차별, 정체성 문제에 대한 글들을 계속 발표했습니다. 그의 생애는 다양한 정체성과 정서적 충돌을 경험한 모순의 연속이었지만 바로 이 점이 그의 글과 사상에 복합적인 깊이를 더해주었습니다.
1-1. 식민주의자와 피식민자(Portrait du Colonisé, Précédé par Portrait du Colonisateur)
“Memmi”의 가장 유명한 저서로 식민주의 구조와 그 속에 얽힌 심리적, 사회적 억압을 분석한 고전입니다. 그는 식민지 상황에서 식민자와 피식민자가 서로의 정체성을 어떻게 구축하는지 심리적으로 탐구합니다. 식민자는 피식민자를 열등하게 바라보고 그를 통해 자신의 우월성을 확인하려 하며 피식민자는 억압에 순응하는 한편 자신의 열등감을 내면화하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이 책은 탈식민주의 이론의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으며 “프란츠 파농”(Frantz Fanon) 같은 사상가들에게도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1-2. 굴레 (La Statue de Sel)
“Memmi”의 자전적 소설인 이 작품은 그의 첫 소설로 주인공 “마르소”가 다문화 사회에서 자신을 찾고자 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마르소”는 아랍과 유대, 프랑스 문화가 얽힌 사회에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려고 노력하는 인물입니다. 이 작품은 “Memmi” 자신의 유년 시절과 튀니지에서의 삶을 반영하며 다양한 정체성 사이에서 겪는 혼란과 소외감을 사실적으로 묘사합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문화와 갈등의 문제를 탐구하며 정체성의 복잡성을 보여줍니다.
1-3. 인종차별론(Le Racisme)
인종차별의 기원을 철학적이고 심리적인 관점에서 분석한 작품으로 인종차별이 단순한 편견이나 무지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사회적, 정치적 도구라고 주장합니다. 그는 인종차별이 구조적이고 제도화된 형태로 나타나며 그것이 어떻게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어 피해자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훼손하는지 설명합니다. 이 작품은 사회적 차별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며 특히 현대 사회에서 인종적 갈등과 불평등 문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합니다.
1-4. 해방된 피식민자(Portrait du Décolonisé, Arabo-Musulman et de Quelques Autres)
탈식민화가 진행된 이후에도 남아 있는 문제들을 다룹니다. 그는 식민지에서 해방된 사회가 여전히 남아있는 식민적 사고와 구조적 억압으로 인해 진정한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작품에서는 해방된 피식민자들이 경험하는 경제적 어려움, 정치적 불안정, 자아 정체성 혼란 등 다양한 문제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합니다. 특히 탈식민화 이후 새로운 사회질서를 구축하는 데 실패하는 이유를 역사적, 문화적 관점에서 탐구하고 있습니다.
2. 내용
이 책은 인종차별이 단순한 편견이 아닌 복잡하고 체계적인 억압 체제임을 철저히 분석한 작품으로 인종차별의 뿌리를 심리적, 사회적, 정치적 관점에서 고찰하며 그것이 피차별자의 정체성, 자존감, 사회적 지위에 미치는 파괴적 영향을 설명합니다. 인종차별을 개인의 편견이 아닌 사회가 주도하는 제도적 편향으로 바라본 그의 통찰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며 이 작품은 인종적 갈등과 불평등 문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2-1. 인종차별의 기원과 본질
“Memmi”는 인종차별을 이해하기 위해 그 기원과 본질을 탐구합니다. 인종차별이 사람들의 무지나 편견에서 비롯된다고 보지 않고 사회적 구조 속에서 의도적으로 만들어지고 조장되는 현상이라고 강조합니다. 인종차별은 특정 집단을 열등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다른 집단이 자신을 우월하게 여기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개인의 내면화된 편견을 강화하며 그 집단에 대한 지배와 억압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작용합니다. 그는 인종차별을 설명하면서 사회가 집단 간 위계질서를 구축하려는 근본적인 동기를 언급하는데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열등하게 여기고 차별하는 것은 그 집단의 우월성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방법이며 이를 통해 피차별자는 소외감을 느끼고 자신이 타인보다 덜 가치 있는 존재라는 내면화를 겪게 됩니다. 이러한 내면화 과정이 인종차별의 본질이라고 보았으며 인종차별이 어떻게 억압받는 집단의 자존감을 손상시키는지 설명합니다.
2-2. 인종차별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
인종차별이 단순히 개인 간의 문제를 넘어서서 사회 전반에 깊이 뿌리내린 구조적 문제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인종차별은 권력을 가진 집단이 기존의 사회적, 경제적 질서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차별을 당하는 집단이 경제적, 사회적 자원에 접근하는 데 제약을 받게 되면서 지배 집단은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Memmi”는 이러한 구조적 차별이 제도화될 때 비로소 사회 전체의 이익을 보호하는 도구로 작용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또한 인종차별이 지배 집단에게 심리적 만족감을 주는 방식을 설명합니다. 지배 집단은 인종차별을 통해 자신이 우월한 위치에 있음을 자각하며 이 우월감이 그들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 됩니다. 이런 구조에서 인종차별은 일종의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며 인종적 불평등을 지속시키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2-3. 인종차별의 심리적 영향과 정체성 파괴
인종차별이 피차별자의 정체성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에 대해서도 깊이 논의합니다. 그는 인종차별이 단순한 외부적 억압이 아니라 피차별자의 자아 인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합니다. 피차별자는 사회적으로 부여된 낮은 지위를 내면화하면서 자신을 열등하다고 여기기 시작합니다. 이는 자존감의 상실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피차별자가 자신의 가능성을 제대로 실현할 수 없게 만듭니다. 그는 이러한 심리적 억압이 인종차별의 가장 파괴적인 영향 중 하나라고 보았습니다. 차별받는 사람들은 사회가 강요한 열등감과 자괴감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 자기 인식을 새롭게 구축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억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피차별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재구성하고 인종차별적 구조에 저항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4. 인종차별의 종식과 극복 방법
인종차별이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린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개인의 태도 변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았고 인종차별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법적, 경제적 구조가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교육과 인식을 통해 인종차별의 비합리성과 그 해악을 알리고, 차별 없는 사회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또 인종차별이 지속되는 이유 중 하나로 인종적 우월감에 대한 강한 집착을 들었으며 이러한 집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정하고 평등한 관계를 구축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특히 사회 구성원 전체가 인종차별의 부정적인 영향을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때 비로소 차별 없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3. 결론
“Memmi”의 ‘Le Racisme’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세계화와 이민으로 인한 문화적 다양성이 확대되면서 인종차별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인종차별을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며 특히 인종차별의 심리적, 사회적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인종차별이 어떻게 사회적 관계를 왜곡하고 차별을 내면화하도록 만드는지 설명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지식과 철학적 토대를 제공하는데 이는 인종차별을 개인의 편견이 아닌 제도적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근본적 접근을 시사합니다. “Memmi”의 분석은 인종차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차별을 근절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자유는
타인의 자유 없이는 있을 수 없다."(알베르 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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