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742. 의료 사고를 일으키는 의사들(When We Do Harm)

트리움비라트 2025. 6. 16. 10:28
728x90
반응형

1. 개요

 

“다니엘 오프리”(Danielle Ofri 1965~)는 뉴욕에서 태어나 맥길대학교에서 생리학 학위를 취득한 후 뉴욕대학교에서 MD(의학박사)와 PhD(약리학 박사) 학위를 동시에 취득한 엘리트 과학자입니다. 그녀의 박사 연구는 오피오이드 수용체(opioid receptor)의 생화학적 메커니즘에 집중되어 있었고 순수과학 연구자의 길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벨뷰 병원(Bellevue Hospital)에서의 인턴십 과정에서 그녀의 인생은 극적인 전환을 맞게 되는데 환자들과의 직접적인 만남 속에서 "과학적 지식과 인간적 교감의 간극"을 깨닫게 됩니다. "벨뷰 병원 인턴십 첫해 나는 환자들과의 관계에서 진정한 의학의 의미를 발견했다. 연구실의 순수과학도 사랑했지만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치유하는 과정이 내 운명임을 직감했다"라고 고백합니다. 10년간의 의학교육을 마친 후 그녀는 18개월간의 여행 치료를 선택합니다. 에이즈와 크랙 중독으로 점철된 뉴욕 의료현장의 정신적 소진에서 회복하기 위해 미국 시골 마을과 남미를 여행하며 다양한 의료 현장(지역사회 병원, 개인 병원)을 경험했는데 이 시기 그녀는 자신의 의학 교육 경험을 글로 쓰기 시작했고 이 기록들은 훗날 첫 저서 ‘특별한 친밀감: 벨뷰에서 의사가 되다’(Singular Intimacies: Becoming a Doctor at Bellevue)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1-1. 문학으로 의료의 인간성 회복하기

벨뷰 병원으로 복귀한 “오프리”는 환자 진료와 더불어 의대생 교육 방식에 혁신을 시도했습니다. 전통적인 의학적 증상 보고서 대신 환자의 삶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스토리텔링 과제를 부여했고 이 실험은 예상치 못한 열광적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학생들에게 당신의 환자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이야기해 보라고 요청했을 때 그들이 제출한 에세이는 의학적 관점을 넘어선 인간적 깊이가 있었다"라고 그녀는 말합니다. 이 경험은 2000년 벨뷰 문학 평론(Bellevue Literary Review BLR) 창간으로 이어졌는데 의료 현장에서 탄생한 최초의 문학지인 BLR은 질병, 건강, 치유를 주제로 한 소설, 논픽션, 시를 아우르는 독특한 플랫폼으로 성장했으며 현재는 해마다 4,000편이 넘는 글이 전 세계에서 투고되며 의료 인문학의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창간 이래 지금까지 편집장으로 활동하며 의료계와 일반 대중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습니다.

 

1-2. 의료 시스템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

“오프리”의 저작들은 의료 현장의 복잡한 감정과 윤리적 딜레마를 직시하며 의료 시스템의 민낯을 다룹니다, 특히 “뉴욕 타임스” 기고문에서 전자 의무기록(EMR)과 기업화된 의료 시스템이 의사들을 현대적 노예제에 빠뜨린다고 경고했습니다. "의사들은 자신의 근무 시간이 끝나도 업무를 멈출 수 없다. 그들이 멈추면 의료 시스템 자체가 붕괴하기 때문이다. 이는 고의적 착취라기보다 시스템적 실패다"라는 내용의 이 기사는 1,000건 이상의 독자 댓글을 기록하며 의료계의 폭넓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는데 “오프리”는 번아웃(Burnout)이라는 개념이 개인의 탄력성 문제로 치환되는 위험을 지적하며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1-3. 의사와 환자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

그녀가 2023년 “구겐하임 펠로우십”(Guggenheim Fellowship)을 수상한 것은 그녀의 학문적, 문학적 성과가 공식 인정받은 증거로 그녀의 작업은 단순한 비판을 넘어 의료의 본질을 환원하는 제안으로 이어집니다. "의사와 환자가 진료대 위에서 만날 때 전자기록의 장벽이 무너지고 진정한 치유적 연결이 발생하며 환자의 혈압을 체크하듯 그들의 행복 수준을 진료의 일부로 삼아야 한다"라고 강조합니다. 또한 이민자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 문제를 다룬 ‘Medicine in Translation’은 의료의 문화적 역량(cultural competence) 중요성을 각성시켰습니다.

 

1-4. 대중과 소통하는 과학자

“오프리”는 학술적 글쓰기와 대중적 소통의 경계를 허문 대표 인물로 그녀의 뉴요커, 뉴욕타임스 기고문들은 복잡한 의료 이슈를 일반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인간 이야기로 재구성합니다. ‘진단 오류의 보편성’(Getting the Diagnosis Wrong) 같은 글에서는 의료의 불확실성을 솔직하게 고백하며 신뢰 기반의 의사-환자 관계 구축을 촉구합니다. 또한 TED 강연과 Moth(스토리텔링의 예술과 공연에 전념하는 뉴욕시에 기반을 둔 비영리 단체) 스토리텔링을 통해 의료인들의 감정적 고립감을 해소하는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그녀가 첼로 연주를 배우는 과정(바흐 첼로 모음곡 36개 악장 정복 중)을 공개하는 이유도 완벽한 의학적 이미지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취약성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1-5. 한국 의료계에 던지는 메시지

그녀의 작업은 한국 의료 현장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1-5-1. 인문학적 의료 교육

그녀가 창간한 BLR은 의대 교육과정에 문학적 접목이 진정한 의료인을 양성함을 입증했고 환자의 이야기를 읽고 쓰는 훈련은 공감 능력의 핵심입니다.

1-5-2. 의사의 정서적 건강

의사의 감정 상태가 치료 결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경고합니다. 한국 의사들의 과로와 정신적 소진 문제는 단순한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적 위험 요인입니다.

1-5-3. 실수와 화해하는 시스템

완벽함을 요구하는 의료 문화가 오히려 과오를 은폐하게 만든다고 지적하며 실수에서 배우는 문화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2. 내용

 

매년 미국에서 의료 과오로 인한 사망자는 98,000명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보고가 나온 지 20년이 넘었지만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다니엘 오프리”는 이 책에서 의료 과오를 개인의 실수로 축소하는 태도를 거부하는 대신 인간성과 시스템의 교차점에서 발생하는 복합적 원인을 파헤칩니다. 코로나 팬데믹 한가운데 출간된 이 책은 의료 안전에 대한 국가적 논의를 촉발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2-1. 저자의 신뢰성

“오프리”는 25년 이상 벨뷰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해 온 임상의이자 동시에 뉴욕타임스, 뉴요커, CNN 등에 의료 인문학 칼럼을 기고하며 의사-환자 관계의 본질을 탐구해 왔으며 그녀는 의료 과오를 다루기에 독보적 위치에 있습니다. 과학자, 임상의, 인문학자의 삼중 정체성이 데이터, 인간적 이야기, 정책 제언을 아우르는 책의 탄생을 가능케 했습니다.

 

2-2. 의료 과오의 3대 근본 원인

“오프리”는 의료 과오를 단순 실수가 아닌 시스템적 붕괴로 규정합니다.

2-2-1. 진단의 함정

그녀 자신이 69세 여성의 다발성 골수종을 놓친 경험을 고백하며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자신의 견해 내지 주장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취하고 자신이 믿고 싶지 않은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이 의사를 함정에 빠뜨린다고 지적합니다. 백혈병 환자 ”제이“의 사례에서는 7명의 의사가 연속적으로 증상을 오판해 치명적 결과 초래했음을 고백합니다.

2-2-2. 기술의 배신

전자의무기록(EMR)은 241건의 경고 창을 뜨게 하는 “와파린”(Warfarin 항응고제) 처방처럼 알람 피로를 유발하며 “보스턴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5년간 200명 이상이 오류 경보로 인해 사망하였습니다.

2-2-3. 문화적 침묵

의사 보호가 환자 안전보다 우선되는 병원 문화는 과오 은폐를 조장하며 의료 소송의 어려움은 피해자가 제대로 된 설명조차 듣기 어렵게 만듭니다.

 

2-3. 생생한 환자 사례

이 책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비극을 겪은 환자들의 목소리입니다.

2-3-1. 글렌

2도 화상을 입고 입원했으나 간호사 부족과 의사 간 의사소통 단절로 합병증으로 사망하였지만 가족은 "왜?"라는 질문에 답도 받지 못하였습니다.

2-3-2. 익명의 여성

부인과 수술 후 요관 손상으로 26일간 입원 중 약물 알레르기가 차트에 기록됐음에도 라식스 주사(푸로세미드 이뇨제) 투여로 쇼크를 경험하였습니다. “의료진은 맹세한 대로 우선, 해를 끼치지 말라(First, do no harm)'고 했는가?”, 아니다. 그들은 알레르기 기록도 읽지 않았다."라고 피해 여성의 가족은 증언합니다.

 

2-4. 해법

그녀가 제시하는 솔루션은 기술적 수정이 아닌 근본적 전환입니다.

2-4-1. 환자 측 모든 의료 접점에서 손 씻기를 실천하고 복용 중인 약의 실제 병을 지참하며 의사 면담 시 동반자를 동행합니다.

2-4-2. 의료계 측 과오 공개 사과 시스템을 마련하고 간호사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며 진료 흐름 방해하는 EMR 경고 설계를 최소화합니다.

 

3. 결론

 

이 책은 의료계만이 아닌 모든 환자가 읽어야 할 필독서로 스릴러처럼 읽히는 논픽션이며 의료 과오라는 어두운 현실을 인간적 이야기로 풀어낸 “오프리”의 글쓰기는 분노와 슬픔 그리고 희망을 동시에 깨우며 "의료는 불완전한 시스템이지만 예방 가능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현재의 사명이다."라고 강조합니다. 의료진과 환자가 적대적 관계를 넘어 협력자로 서는 날 그것이 “오프리”가 추구하는 진정한 환자 안전 혁명의 핵심인 것입니다.

 

 

 

 

"의료는 불완전한 시스템이지만,

예방 가능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현재의 사명이다." (다니엘 오프리)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