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9. 히틀러와 스탈린(Hitler and Stalin: The Tyrants and the Second World War)
1. 개요
20세기의 역사 특히 제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는 인류의 기억 속에 깊은 상처와 교훈을 남겼습니다. 이 역사적 비극을 단순한 연대기나 군사적 승패를 넘어 인간의 얼굴을 통해 서사적으로 풀어낸 인물이 있는데 그는 영국의 역사학자이자 다큐멘터리 제작자 “로렌스 리스”(Laurence Rees 1957~)로 그는 역사를 서술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리스”는 역사를 단순히 연대기적 사건의 나열이 아닌 경험의 재현으로 바꾸는 데 성공한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 명입니다.
그는 1957년 영국에서 태어나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정치학과 철학을 공부했지만 그의 진정한 학문적 열정은 기억과 증언을 통한 역사 해석에 있었으며 오랜 기간 “BBC”에서 역사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이름을 알렸는데 대표작으로는 ‘아우슈비츠: 그들은 어떻게 살아남았는가’(Auschwitz: The Nazis and the 'Final Solution), ‘악의 심연’(The Nazis: A Warning from History), ‘히틀러와 스탈린’(Hitler and Stalin: The Tyrants and the Second World War) 등이 있습니다. 그의 다큐멘터리는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과는 달랐는데 단순한 내레이션이나 전문가의 해설 중심이 아니라 실제 생존자들의 인터뷰, 나치 간부들의 자백, 일반 시민들의 체험을 중심에 둠으로써 말하는 역사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는 역사적 진실은 문서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도 있다고 믿었으며 이 믿음은 그가 제작한 다큐멘터리에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그의 작업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악을 다루는 방식으로 “아돌프 히틀러”나 “하인리히 히믈러”와 같은 인물들을 단순한 괴물로 그리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철저히 인간적인 존재로 조명합니다. 이런 방식이 불편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히틀러는 악마가 아니었다. 그는 인간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이 더욱 두렵다.”라는 그의 말은 바로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함과도 연결되며 “리스”는 평범한 인간들이 어떻게 국가라는 시스템 속에서 악을 저지를 수 있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아우슈비츠’ 시리즈에서 그는 생존자와 가해자 모두의 증언을 교차시켜 보여줌으로써 역사라는 것이 얼마나 복합적이고 다층적인지를 드러냅니다. 단순한 흑백논리가 아닌 수많은 회색지대가 존재함을 보여주며 시청자에게 "나는 그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불편한 질문을 던집니다.
그는 다큐멘터리 외에도 여러 권의 저서를 통해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전했는데 ‘아우슈비츠’, ‘히틀러의 카리스마’(Hitler's Charisma), ‘우리 시대의 악’(Evil in Our Time), ‘히틀러와 스탈린’ 등은 전 세계적으로 번역되어 널리 읽히고 있습니다. 그는 단순한 역사적 사실 전달이 아니라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가?”, “어떻게 인간은 그런 선택을 했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끊임없이 던집니다. 그의 글은 명확하면서도 문학적인 힘을 지닙니다. 학술적 엄밀함을 유지하면서도 일반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서술하는 그의 문체는 역사와 대중 사이의 다리를 튼튼히 놓습니다. 그는 이론적 분석보다 경험의 진실을 더 신뢰하며 특히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역사의 온도와 냄새까지 전달하려 노력합니다.
“BBC”에서 은퇴한 후에도 그는 여러 대학에서 강연을 하며 차세대 역사학자들에게 기억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으며 디지털 시대에 영상 매체와 텍스트가 어떻게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역사 서술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연대기적 기록에서 벗어나 감정과 윤리, 인간의 선택을 중심에 둔 역사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는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나치나 홀로코스트를 단순한 교과서 속 사건이 아닌 살아 있는 역사로 받아들이기를 바라는데 그런 의미에서 “리스”는 단지 역사가가 아니라 기억의 큐레이터라고 불러도 좋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보가 곧 진실은 아닙니다. “로렌스 리스”는 그 속에서 경험을 통한 진실을 추구한 보기 드문 역사학자로 그는 "우리는 과거의 잔혹함을 기억함으로써 미래의 잔혹함을 막을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그의 작업은 단지 과거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그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책을 읽는 것은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윤리에 대한 깊은 성찰이며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개인적 물음이기도 합니다.
1-1. 나치: 역사로부터의 경고(The Nazis: A Warning from History 1997)
BBC 6부작 다큐멘터리와 동명 책으로 출간되었으며 나치가 어떻게 정권을 잡았는지 그리고 평범한 독일인들이 어떻게 그 체제에 동조했는지를 탐구합니다. 나치 지도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증언을 통해 “악은 어떻게 사회적으로 구성되는가?”라는 물음을 던집니다. 합법적으로 선출된 독재자 “히틀러”에 대한 경고적 메시지를 담고 있어 현대 정치와도 연결되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1-2. 아우슈비츠: 나치와 최종 해결책(Auschwitz: The Nazis and the 'Final Solution 2005)
BBC 6부작 다큐멘터리와 동명 책으로 출간되었으며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역사와 그 안에서 벌어진 집단 학살을 다루는데 생존자들의 인터뷰와 나치 관계자들의 증언을 교차 편집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을 모두 조명하고 “최종 해결책”(Final Solution)이 어떻게 체계적으로 계획되고 실행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리스”는 여기서 “인간은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가?”라는 윤리적 질문을 던지며 악의 본질에 접근합니다.
2. 내용
20세기의 가장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두 인물 “아돌프 히틀러”와 “요제프 스탈린” 이 둘은 전혀 다른 이념의 지도자였지만 그들이 이끈 정권은 수천만 명의 생명을 앗아가며 역사를 뒤틀었습니다. 이 책은 이 두 폭군의 병행사를 비교 분석하며 독재자 개인의 선택이 어떻게 전 세계의 운명을 뒤바꿨는지를 탁월하게 그려냅니다.
2-1. 독재자의 개인사
“리스”는 “히틀러”와 “스탈린”의 성장 배경부터 이야기합니다. “히틀러”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실패한 화가였고 “스탈린”은 그루지아 출신의 신학생 출신 혁명가였습니다. 이들은 서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강한 열등감, 깊은 불신, 그리고 권력에 대한 집착입니다. “히틀러”는 독일의 국력을 회복하고자 하는 민족주의적 열망에 불을 붙였고 “스탈린”은 볼셰비키 혁명 이후 권력을 장악하면서 철권통치를 강화했습니다. “로렌스 리스”는 이 두 인물이 모두 이데올로기를 인간성보다 우위에 둔 체제를 만들어냈다고 말합니다. “히틀러”는 게르만 민족의 순수성을, “스탈린”은 계급투쟁의 완수를 명분으로 삼았지만 그 실상은 권력 유지와 개인 숭배였습니다. 이 점에서 “리스”는 그들은 다르지만 닮았다고 말하는데 특히 두 인물 모두 의심을 기반으로 한 공포 정치를 펼쳤다는 점에서 무시무시한 공통점을 공유합니다.
2-2. 두 폭군의 충돌
이 책의 중심축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그는 전쟁을 단순히 국가 간의 충돌이 아닌 두 독재자의 의지와 판단이 만들어낸 참사로 설명합니다. “히틀러”와 “스탈린”은 1939년 “몰로토프-리벤트로프 협정”(독소불가침조약)을 통해 일시적인 동맹을 맺는데 이 협정은 유럽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폴란드 침공이라는 전쟁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리스는 이 장면을 “악과 악이 악수한 순간”이라고 묘사합니다. 그러나 1941년 “히틀러”는 돌연 소련을 침공하는데(바르바로사 작전) 이 결정은 전쟁의 양상을 완전히 바꿔놓습니다. “리스”는 “히틀러”가 이념적 광신과 전략적 오판으로 소련을 과소평가했으며 반대로 “스탈린”은 침공 전 수차례 경고를 무시한 오만함과 맹신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비판합니다. 두 지도자의 판단 착오와 그로 인한 수천만의 희생을 “리스”는 군사적 통계가 아니라 인간의 목소리와 감정을 통해 드러냅니다. 레닌그라드 봉쇄, 스탈린그라드 전투, 독일군의 학살과 소련의 보복 등 전쟁의 참상은 그의 서술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 쉽니다.
2-3. 인간의 선택과 비극
“로렌스 리스”는 단순히 악한 독재자의 초상을 그리려 하지 않습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히틀러와 스탈린은 괴물이었는가 아니면 체제를 이용해 악을 가능하게 만든 인간이었는가?”라고 질문하는데 이 질문은 그의 역사관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그는 악을 신화화하지 않고 오히려 위험은 그들이 너무 인간적이었다는 점에 있다고 말합니다. 주변 인물들이 눈치를 보며 순응했고 체제는 그들의 폭정을 지지하거나 방조했습니다. 예컨대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 정책은 초기에는 비밀스럽게 진행되었지만 점차 광범위한 협조와 묵인이 따랐고 “스탈린”의 대숙청과 강제수용소는 정권 유지의 수단으로 사용되었으며 대의를 위한 희생이라는 명분으로 포장되었습니다. “리스”는 이 모든 과정이 평범한 인간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했음을 지적합니다.
2-4. 역사 속의 경고
이 책은 단순한 역사서가 아니라 현재를 향한 강력한 경고입니다. “우리가 이 두 사람에 대해 배워야 하는 가장 중요한 점은 그들이 예외적인 괴물이 아니었다는 사실로 그들은 인간이었고 그들의 시대는 인간의 선택으로 가능해졌다.”라고 리스는 말합니다. 그는 독재자가 어떻게 등장하고 어떻게 대중의 지지를 얻으며 어떻게 무자비한 체제를 구축하는지를 냉철하게 분석하면서 현대 정치의 포퓰리즘, 권위주의적 지도자의 부상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냅니다.
2-5. 역사 서술의 새로운 접근
이 책은 단순히 학문적 성과가 아니라 역사적 진실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감당하는 작업으로 그는 수많은 인터뷰, 증언, 1차 사료를 통해 역사적 사건을 되살리면서도 그것을 단순한 지식이 아닌 경험의 기록으로 전환시킵니다. 문체 또한 명료하고 몰입감이 높은데 복잡한 국제정세도 어렵지 않게 풀어주고 정치적 결정과 인간의 감정이 만나는 지점을 섬세하게 짚어주기 때문에 이 책은 역사 전공자는 물론 일반 독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3. 결론
이 책은 “로렌스 리스”가 수십 년 동안 탐구해 온 주제의 집대성으로 그는 이 책에서 거대한 이념 전쟁이 아니라 개인의 오만과 편견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낸 참상을 집요하게 파헤치면서 "지금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있는지를 성찰하라. 역사는 기억되지 않으면 다시 반복될 수 있다."라고 강조합니다. “히틀러”와 “스탈린”은 과거의 인물이지만 그들의 그림자는 여전히 오늘날의 세계에 드리워져 있으며 이 책은 그 그림자를 직시하고 인간이라는 존재의 책임을 되묻는 위대한 역사적 통찰입니다.
“모든 해답을 안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폭정은 그렇게 시작된다.”(로렌스 리스)